식민의 시선 속에 남겨진 제주

식민의 시선 속에 남겨진 제주

북쪽 추운 곳에서 가장 남쪽 제주도까지 시련을 겪지 않은 곳이 있을까?

희미하게 잊혀져가고 있지만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알고 있는 역사, 힘이 없어서 나라를

빼앗기고도 숨죽여 살았던 시간, 나라를 팔아먹고 호의호식 하던 자들이 득세하던 암울한

일제 강점기.

오롯이 백성들은 아픔을 참아내며 살았고 마침내 해방을 맞이하고 다시 찾은  나라를

만세 부르며 기뻐했었다.

바다 건너 제주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제주도를 여행하며 느끼는 즐거움은 이 땅의 후손으로써 감사한 마음 뿐이다.

바다 건너 섬은 좀 사정이 좋았을까? 아는 것이 별로 없었다.

일제 강점기는 육지에서만 있던 게 아니었다.

지난 겨울 제주 민속자연사박물관에서 열린 「식민의 시선, 제주 풍경」 특별전을 관람했다. 오래된 사진엽서 속 제주는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었지만, 그 안에는 일제 강점기라는 시대의 흔적과 제주 사람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그 곳에서 제주의 일제 수탈의 기록과 4.3사건에 대해서 조금 더 알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일제는 정말이지 알뜰하리만큼 조선의 물자들을 수탈 해갔었다.

아름다운 섬이지만 넉넉하지 않은 제주에서도 전쟁을 위한 물자와 자국민을 위한

물자의 반출을 이어 갔었다.뿐만 아니라 제주의 신화도 조작 유통 하였다고 한다.

전시관을 관람하기 전 까지는 전혀 알지 못했던 제주의 아픔이었다.

일제강점기 제주

광복 80주년 기념 특별전 「식민의 시선, 제주 풍경」

📍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주소 :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삼성로 40

전 시명 : 「식민의 시선, 제주 풍경」

전시 기간 : 2025년 9월 26일 ~ 2026년 1월 25일

일제강점기 제주도의 수탈 과정

1. 토지와 농업 수탈

1910년 한일병합 이후 일제는 토지조사사업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토지 소유권을 제대로 증명하지 못한 제주 농민들의 땅이 일본인과 동양척식주식회사 등에 넘어가는 일이 발생했다. 제주 농민들은 소작농으로 전락하거나 생활고를 겪게 되었다.

2. 해산물과 해녀 노동력 이용

제주는 전복, 소라, 미역 등 해산물이 풍부했다. 일본 상인들은 제주 해산물을 대량으로 반출했고, 많은 제주 해녀들은 생계를 위해 일본과 전국 각지로 출가물질을 나가야 했다. 당시 제주 해녀들의 이동과 노동은 매우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이루어졌다.

3. 산림과 자연자원 개발

제주의 삼나무와 임산자원, 목초지 등도 식민지 경제체제 안에서 개발되었다. 일본은 제주를 자원 공급지로 활용하면서 생산물을 본토로 반출하였다.

4. 강제 동원과 전쟁 협력

태평양전쟁 말기에는 제주 주민들이 군사시설 건설과 각종 노역에 동원되었으며, 젊은이들은 일본군과 노동 현장으로 끌려가기도 했다.

5. 제주 해녀 항일운동

1932년 제주 해녀들은 일본 상인과 어업조합의 착취에 맞서 대규모 항일운동을 벌였다. 이는 국내 최대 규모의 여성 항일운동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제주 사람들의 삶

일제강점기 제주 사람들은 가난과 수탈 속에서도 공동체를 지키며 살아갔다. 해녀 항일운동, 조천만세운동, 법정사 항일운동 등은 제주 사람들이 단순히 피해자로만 머문 것이 아니라 스스로 저항했던 역사이기도 하다.

관람중 눈길을 끄는 부분이 표고버섯이었다.

일제강점기 제주 표고버섯 수탈

제주 중산간 지역과 한라산 자락에는 자연산 표고버섯이 많이 자랐습니다. 당시 일본은 표고버섯을 귀한 식재료이자 수출품으로 여겨 조직적으로 채취·반출했습니다.

주요 수탈 방식

제주 산림 자원을 일본인 업자와 회사가 관리

제주 주민들이 채취 노동에 동원

생산된 표고버섯을 일본 본토로 반출

수익은 대부분 일본인 자본과 상인들에게 돌아감

특히 한라산 중산간 지역의 숲은 목재뿐 아니라 표고버섯, 고사리, 약초 등 다양한 임산물의 공급지 역할을 했습니다

일제강점기서귀포
일제강점기서귀포


일제강점기 제주 산림 훼손의 실상

1. 한라산 일대 산림의 대규모 벌채

일제는 제주를 목재 공급지로 활용했습니다. 한라산 중산간 지역의 천연림을 벌채해 건축 자재와 군수물자 생산에 이용했습니다.

2. 표고버섯 생산지 이용

당시 제주 산림은 표고버섯의 주요 생산지였습니다. 제주 주민들이 채취한 표고버섯은 일본으로 반출되었고, 수익의 상당 부분은 일본 상인과 자본에 돌아갔습니다.

3. 연료용 목재와 숯 생산

가정용 연료와 산업용 목재 확보를 위해 숲이 지속적으로 훼손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제주 고유의 숲 생태계가 크게 변했습니다.

4. 군사시설 건설

태평양전쟁 말기에는 제주 전역에 동굴진지와 군사시설이 조성되면서 산림이 추가로 훼손되었습니다.

산림 훼손 규모

일제강점기 이전의 제주에는 울창한 천연림이 많았지만, 1945년 광복 당시에는 상당 부분이 사라졌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중산간 지역은 과도한 벌채와 방목의 영향으로 황폐화가 진행되었습니다.

현재 우리가 보는 제주도의 삼나무 숲 상당수는 일제강점기 이후와 1960~70년대 치산녹화 사업을 통해 다시 조성된 숲입니다. 따라서 오늘날의 숲 풍경이 모두 원래 모습은 아닙니다.

이토록 백두산 북쪽에서부터 남쪽 끝 제주까지, 일제강점기의 흔적이 남지 않은 곳이 있을까.

지난겨울 전시관을 둘러보는 내내 마음 한편이 무거웠다. 나라를 잃은 시대를 살아야 했던 사람들의 고단함과, 자신의 삶터에서 난 자원조차 마음대로 누릴 수 없었던 제주 사람들의 삶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바라보는 제주는 너무나 아름답다.

하지만 한라산 깊은 숲과 바다에서 물질을 하던 해녀 삼촌들의 삶 속에 어떤 아픔이 있었는지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그래서 이제 나는 제주를 단순히 아름다운 관광지로만 바라보지 않게 되었다.

푸른 바다와 오름, 곶자왈과 돌담길 너머에는 어려운 시간을 견뎌낸 제주 사람들의 삶과 역사가 함께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오늘의 아름다운 제주 역시 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희생, 그리고 시간을 통해 지켜져 온 것은 아닐까.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그 풍경을 지켜낸 우리 선조들을 함께 기억할 수 있다면 제주를 바라보는 시선도 조금은 달라질 것 같다.

지난겨울 내가 만난 제주는 단순히 아름다운 섬이 아니었다. 아픔을 품은 채 묵묵히 시간을 견뎌낸 사람들의 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