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살이가 걸어본 제주(정낭,집,돌담)
정낭.
제주도 올레길을 걸어봤다면 한번씩은 보았을 정낭 쉽게 대문이다.
양쪽 두곳에 정주석이라는 돌에 구멍을 뚫어놓고 나무 세 개를 걸쳐놓은 대문의 역할이고
집주인의 행방에 관한 표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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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낭 |
정낭이 놓여 있는 것에 따라 집 주인의 생활 반경을 알 수 있다. 정낭 3개가 정주목에 다 걸쳐 있으면 주인이 먼 곳에 출타 중이라는 표시이며, 다 내려 있으면 주인이 집안에 있다는 징표다.
또 정낭이 2개는 걸쳐지고 1개가 내려지면 주인이 조금 먼 곳에, 1개가 걸쳐지고 2개가 내려 있으면 가까운 곳에 볼 일 보러 갔다는 표시이다.
이처럼 제주 사람들은 정낭을 가지고 의사 표현을 하였다. 만약 정낭이 3개 걸쳐 있을 때는 주인이 오랫동안 집을 비운다는 의미여서 동네 사람들은 주인 대신 소나 돼지를 돌보아주기도 하였다.
민속학자 진성기는 “정낭은 온 도민의 신의(信義)와 정직과 순박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평화경(平和境)의 상징”이라고 평가한다. 오늘날은 정낭 대신 대문이 그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출처] 한국학중앙연구원 - 향토문화전자대전
이런방식의 대문 참 재미있지 않은가?
cctv가 빼곡이 감시하는 요즘도시와 달리 마음 놓고 숨쉬고 살아갈수 있었던 제주도의 삶이
참으로 평온했을것같다.
나는 병역의 의무로 군대를 다녀왔다. 논산 훈련소,김해공병학교,안양의 자대근무를 통해서
모터그레이더라는 중장비 기사로 30여년 토목현장을 돌아다녔다.
우리나라 국토대부분이 공사현장이던 시절이 있었다.경부고속도로를 시작으로 전국에는
수많은 도로와 주택조성사업이 한창이었고 그속에 나도 일조를 하며 살아왔다.
좁은 골목길이 대로로 변하고 판자집이 고층 빌딩으로 다시 재탄생되며 도시는 점점
커졌으며,도시와 도시는 점점 더 가까운 이웃동네가 되었다.
그렇지만 이웃집 대문은 멀게만 느껴지는것이 현대사회인 지금 제주도를 걷다보면
정낭을 보고 피식 웃나보다.조금은 너무 허술한 보안탓에 말이다.
집.
제주도를 구경하다가 난 여는 시골집과 다른 한가지도 보았다.안거리 밖거리라 부른다한다.
쉽게 한 울타리 안에 집이 두채가 있다.짐작컨대 부모집과 자식부부의 거주공간일거라
생각이 들었다.제주도 부모님은 참 현명한 분들이었나보다.
자식부부의 프라이버시를 존중했으니 말이다. 어머니를 모시고 도시에서 생활하던 나는 크지 않은 집에서 눈치껏 집사람을
아껴주었는데 제주도에서 밖거리란 자식부부의 집은 온전히 서로를 아껴주지 않았을까?
제주 전통 가옥은 가족 구성에 따라 건물을 나누어 사용했다.
안거리 : 부모 세대 공간
밖거리 : 자녀 세대 공간
으로 나누었다.
결혼한 자녀가 같은 울타리 안에 살면서도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였다.
이는 제주 특유의 가족 문화와 관련이 깊다.
올레길을 걷노라면 늘 돌담을 마주하게 된다.얼기설기 구멍이 숭숭 뚫린 돌담.
흙과 나무보다 돌담이 더 많아보이는 제주의 길과 농토를 돌아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돌하나하나 옮기며 살아간 제주민들의 고된 삶이 보이기도 하였다.
화산섬 제주 구멍숭숭난 돌이 전부였던 척박한땅 비가와도 물배수가 너무잘되어 육지처럼
논농사도 잘되지 않는 그런 환경에서도 가족과 삶을 이어간 제주도는 따뜻한곳이다.
돌담.
제주 농업의 역사를 보면 "논의 섬"이 아니라 "밭의 섬" 이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립니다.
지금도 비행기에서 제주를 내려다보면 육지의 넓은 논 대신 돌담으로 구획된 수많은 밭들이 제주만의 독특한 풍경을 자아낸다.
제주의 대표 작물은 조보리,콩메밀,고구마등이었고,
특히 보리는 제주인의 생명줄 같은 작물이었다 한다.
과거 제주에는 "보릿고개"가 심했기 때문에 보리 수확이 매우 중요한 식량자원이었던
작물이라 한다.
현무암 돌담
제주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돌담이다.
제주에는 나무보다 돌이 많다.
화산섬 특성상 현무암이 풍부했기 때문에 집의 경계와 바람막이 역할을 위해 돌담을 쌓았다.
특이한 점은 돌담 사이에 틈이 있다는 것이다.
육지 사람들은 바람을 막으려면 틈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제주에서는 반대다.
바람이 강하기 때문에 완전히 막으면 담이 무너진다.
적당히 바람이 통과하도록 만들어 바람의 힘을 분산시켰다.
이것을 제주 돌담의 지혜라고 한다.
우리 국토 어느곳이든 한과 설움이 없겠는가?
제주도 또한 조금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그러한데 한달살이가 보는 제주는 너무
아름답고 아늑하기만 하니,지금 이시대를 살아가는 나는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