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가 좋아서 갔고, 제주가 좋아서 샀다|보목빌라 이야기

 제주가 좋아서 갔고,제주가 좋아서 샀다.

보목동
보목동

2021년7월 서귀포 보목동에 빌라를 매수 했다.허름하고 좁은 빌라였지만 접근성과 주변

환경이 제주답다 할 만큼 우수했다.

섶섬이 보이는 구두미포구까지 도보로 10분이 채 걸리지 않을만큼 가깝고 서귀포 시내와도 차량으로 10분 이내라서 내가 생각하는 조건에 부합했다.

빌라 주변으로는 잘 정비된 2차선 도로가 'ㄱ'자 형태로 이어져 있었고, 키가큰 야자나무가로수들이 길 양쪽을 따라 심어져 있어서 집 앞 풍경도 육지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제주만의 풍경이었다.

잔금을 치른 뒤, 아직 제주의 여름 열기가 남아 있던 10월에 리모델링을 마쳤다. 그리고 11월 초까지 가구와 집기들을 하나씩 채워 넣으며, 비어 있던 작은 공간은 조금씩 '우리 집'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공사를 마무리 하고는 바로 육지로 향했다.

보목빌라 이제는 언제든 제주를 갈 이유가 생겼다.

집이 있으니 가야하지 않겠는가?

그렇다 언제든 갈수 있다.숙소 예약할일이 없으니 제주가 서울 가는 것만큼 쉽게 느껴졌다. 육지에서는 충주에 살고 있지만 여기서 서울 가는 것도 쉽지는 않다.

내가 처음에 제주 한달살이를 계획 할 때 머무를 숙소를 정하는데 꾀나 고생을 했었다.

1. 숙소위치는 어떠한지?

2. 식사를 조리할 부엌은 괜찮은지?

3. 주차는 편리한지?

4. 바다와의 거리는 가까운지?

5. 대형마트나 시장은 가까운지?

이 정도 조건을 만족하는 숙소를 육지에서 알아보고 결정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그 때 유용하게 이용한 사이트가 리브애니웨어였다.

에어비앤비와 비슷하지만 한국 사람에게 좀 더 친숙한 느낌이다.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 보목빌라는 한 달 살기 숙소로 운영하고 있다. 매수 당시부터 계획했던 일이었는데, 다행히 큰 어려움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큰 수익을 기대할 정도는 아니지만, 관리비와 유지비 정도는 충분히 감당해 주고 있어 만족스럽다.

제주에 작은 집이나 세컨하우스를 계획하고 있다면, 한 달 살기 임대 운영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란다.

그 후 나는 시간이 허락 하면 제주행 비행기를 탔다.

방어철에는 방어를 맛보기 위해 핑계를 찾았고 한달살이 손님이 나가면

청소를 하러 오기도 했고 한치철이 되면 한치를 잡으러 왔고 가족이나 친구가 제주를 간다 하면 함께하려 애썼다.

무엇보다 시간이 허락할 때 무늬오징어 낚시를 하러 비행기 티켓을 샀다.

여름철 한치낚시를 하고나면 나머지 계절은 거의 무늬오징어 낚시에 몰두한다.

개인적으로 한치와 무늬오징어 회의 맛은 제주에서 먹어야 비로소 제대로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제주에 오면 이 두가지는 꼭 맛 보시길 권장 한다.

구두미포구
구두미포구

신기한 것은 육지에서는 아침 운동이 그렇게 귀찮은데, 제주에만 오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점이다.

집 근처 해안도로를 따라 걷거나 뛰고, 운동을 마친 뒤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있으면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가끔은 구두미포구 카페트럭에서 떡볶이와 오뎅국물 한 컵으로 아침을 해결하기도 한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한 하루가 시작된다.

무엇보다 이런 즐거움을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이 가장 좋다.

돌이켜 보면, 단순히 제주 한달살기를 시작했을 뿐인데 결국 작은 집이 생겼고, 새로운 취미가 생겼으며, 다시 돌아갈 이유까지 생겼다.

생각해 보면 나는 참 운이 좋은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보목에서의 아침

친구나 가족,지인이 나와 함께 보목에 머물때면 하는 요리가 있다.

짬뽕이나 갈치요리인데 두가지를 한번에 다할때도 있다.내가 한요리 한다.

서귀포항 수협경매장 담벼락엔 매일 아침 9시까지 작은 어물전이 선다.

경매장에선 경매가 이루어지고 경매장 옆 작은 공간에선 할머니 몇몇 분이 그날 그날

들어온 갈치나 생선류를 파신다.아침에만 열리는 반짝 시장이다.

저렴하기도 하고 싱싱하다.그래서 가끔 일찍 장을 보러 가곤 한다.일단 싸다.

전날 친구들과 술 한잔을 기울인 날은 올레시장을 가서 짬뽕거리 해물을 사오곤 하는데

아침 일찍 문을 여는 해산물 가게가 한군데 있다.

아침 6시에가도 할머니께서 장사를 하고계시다.누구나 가면 쉽게 찾을수 있다.

어차피 그집만 장사를 하니 말이다.

“짬뽕거리 만원어치만 주세요“하면

전복이며 홍합 굴 바지락까지 푸짐하게 한 봉지 담아주시기에 대충 양파에 고춧가루만

볶다가 해물을 넣고 끓이면 얼큰한 해물짬뽕이 완성된다. 전날의 숙취도 어느새 사라진다.

이런 소소한 일상들이 제주에서의 하루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

제주에서 만난 풍경과 사람들, 그리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가족과 친구들 덕분에 지금의 행복을 누리고 있는 것 같다.

문득 나를 낳아주시고 키워주신 어머니께 감사한 마음이 든다.

생각해 보면, 언제든 품어주고 다시 찾아가면 반갑게 맞아주는 제주도 어쩌면 어머니와 닮아 있는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