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은 강원도 아닌가요? 알고 보니 전국 최대 메밀 산지는 제주
알고 보니 전국 최대 메밀 산지는 제주
“제주도”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유채꽃”,“동백꽃“,”수국“ 보통 이렇게 연상 될것이다.
그리고 “메밀꽃”도 있다.
메밀 하면 보통 봉평으로 통한다.축제도 유명하고 음식도 유명하니 육지에선 봉평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소설로도 유명하지 않은가?
그런데 “제주도 메밀” 하면 좀 생소하게 느껴진다.사실 제주도가 메밀의 최대 생산지인데 말이다.
“제주는 2024년 기준 전국 메밀 재배면적의 87%, 생산량의 83%를 차지하는 국내 최대 메밀 주산지다. 재배면적은 3236㏊(전국 3721㏊), 생산량은 2586톤(전국 3114톤)이다.”
---출처:"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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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금막 주변 메밀밭 |
표선쪽으로 제주를 둘러보다 “소금막“이라는 이름도 생소한 해변을 간적이 있었다.
표선 해수욕장의 에메랄드빛 해변처럼 작지만 아름다운 모래사장이 인상적이다.
가마솥에 소금을 생산하던 옛날 이름이라 한다.
해변으로 향하는 좁은 길가에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처음엔 모지?하고 보다가 메밀이란걸 알수 있었다.
“제주에서도 메밀을 재배하는구나“ 했지만 알고보니 메밀의 주생산지가 제주였다.
전혀 뜻 밖 이었다.
“메밀은 강원도가 아니었던가?”
제주 사람들은 왜 메밀을 심었을까?
그렇다면 의문이 생긴다.
전국 최대 메밀 생산지가 제주라면, 제주 사람들은 왜 오래전부터 메밀을 심어 왔을까?
그 이유는 제주라는 섬의 자연환경 속에서 찾을 수 있다.
화산섬 제주와 메밀의 궁합
제주는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섬이다.
밭을 조금만 파도 돌이 나오고, 토심도 얕은 곳이 많다. 게다가 바람이 강하고 물도 넉넉하지 않았다.
육지처럼 넓은 평야에서 벼농사를 짓기 어려웠던 제주 사람들은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는 작물을 찾을 수밖에 없었다.
메밀은 그런 제주에 잘 맞는 작물이었다.
비옥한 땅이 아니어도 잘 자라고, 생육 기간도 짧아 비교적 안정적으로 수확할 수 있었다.
척박한 땅에서 살아야 했던 제주 사람들에게 메밀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작물이었다.
제주 사람들의 구황작물
과거 제주에서는 흉년이 들거나 식량이 부족할 때 메밀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보리와 함께 제주 사람들의 배를 채워주던 대표적인 구황작물이었다.
지금처럼 쌀을 쉽게 구할 수 없던 시절에는 메밀 한 되가 한 가족의 끼니를 책임하기도 했다.
그래서 제주 사람들에게 메밀은 단순한 농산물이 아니라 삶 그 자체와 가까운 존재였다.
아름다운 메밀꽃보다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밥상이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제주 사람들은 메밀을 '모멀'이라 불렀다
제주에서는 메밀을 '모멀'이라고 부른다.
그만큼 오랜 세월 제주 사람들의 생활 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금도 제주 어르신들 중에는 메밀보다 모멀이라는 표현을 더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분들이 많다.
모멀이라는 단어에는 단순한 곡물 이름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
어려운 시절 가족의 허기를 달래 주었던 기억, 그리고 제주 사람들의 삶의 흔적이 함께 녹아 있는 것이다.
빙떡과 모멀국수
메밀은 제주 음식문화에도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대표적인 음식이 바로 빙떡이다.
메밀가루를 얇게 부쳐 무채를 넣고 돌돌 말아 먹는 음식인데, 화려하지는 않지만 담백하고 정겨운 맛이 있다.
또 모멀국수도 있다.
메밀로 만든 국수는 제주 사람들에게 익숙한 한 끼 식사였다.
이 밖에도 모멀범벅, 모멀수제비, 모멀전 등 제주에는 메밀을 이용한 음식이 다양하게 전해 내려오고 있다.
제주 사람들이 메밀을 오랫동안 재배한 이유는 단순히 잘 자라서만은 아니었다.
메밀은 예로부터 영양가가 높은 곡물로 알려져 있었다.
우리 선조들은 메밀을 청엽(푸른 잎), 홍경(붉은 줄기), 백화(하얀 꽃), 흑실(검은 열매), 황근(누런 뿌리)의 오색을 갖춘 '오방지영물'이라 불렀다.
『본초강목』에도 메밀이 기운을 돋우고 위장을 편안하게 한다는 기록이 전해진다.
실제로 메밀은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랐고 영양도 풍부해 제주 사람들의 중요한 식량이 되었다.
(자료 참고 : 농촌진흥청)
소금막 해변으로 가던 길에 우연히 만난 메밀꽃.
알고 보니 그 꽃은 오랜 세월 제주 사람들의 배를 채워주었던 생명의 작물이었고, 지금도 제주 밥상과 문화 속에 살아 있었다.
여행은 풍경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땅의 이야기를 만나는 일인지도 모른다.
제주를 거닐다 보면 내가 알고 있던 제주와는 사뭇 다른 것들이 보일때가 있다.
메밀도 그렇다.
그런데 그 메밀에 많은 이야기가 있지 않은가?
제주를 알아갈수록 이 섬이 단순히 아름다운 관광지가 아니라 사람들의 삶과 역사가 켜켜이 쌓여 있는 공간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나는 제주가 좋다.
알아갈수록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섬이기 때문이다.
제주는 알아 가면 갈수록 새롭고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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